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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남들에게 추천해주기도 다시 읽어도 좋은 책)

편향적이고 책 앞부분이 다소 어렵게 쓰여졌지만 통찰력은 충분히 담겨있다.

 

 

 

감상문

          책 제목에 "(트럼프에게)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트럼프에 과도하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책이었다. 초반에 상당히 어려운 어휘나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은 몰입도를 떨어트렸고, 책 전반에 걸쳐 트럼프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니, 트럼프와 관련된 사건 하나하나를 나열하고, 여기저기 유명인들의 말이나 글을 인용하는 방식은 다소 지면의 낭비처럼 여겨졌다.

 

          상당히 진보 혹은 좌파에 편향된 책이었는데, 책의 내용 거의 대부분이 보수나 우파에 대한 비판이었을 뿐만 아니라, 진보나 좌파의 경우에는 선량한 피해자, 우파가 망쳐놓은 세상에서 고군분투하는 집단으로 묘사되었다. 개인적으로 세상을 그렇게 단순하게 선악, 흑백 구도로 나누는 이런 저자의 태도야 말로 역설적으로 진실과 가장 거리가 먼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다소 극단적이고 감정적으로 느껴지는 필체로 인해서, 훨씬 더 울림이 있고 무게감을 가질 수 있었던 문제제기나 비판의 무게가 다소 퇴색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책의 만족도는 괜찮았다. 저자의 편향된 사고를 적절히 필터링 하고 조정해서, 제기한 문제들을 진보든 보수든 상관없이 동일하게 적용하고, 현재 사회의 모습에 투영한다면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가치있다고 판단된다. 과거의 시대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9시 뉴스' 같은 어느정도 통일된 소수의 매체를 통해 "사실"을 접했고, 그것을 시작점으로해서 논의 및 토론이 전개되었다. 반면, 현재는 점차 각자 입맛에 맞는 컨텐츠를 '유튜브'와 같은 수 많은 매체에서 입맛에 맞게 얻을 수 있다. 공통된 진리나 진실에 대한 가치는 희석되고, 저마다의 "진실"에 기초해 살아가고 토론한다. 때문에 점차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과 분리되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다.

 

          권력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무척이나 잘 활용한다. 그들은 무차별적으로 그들만의 "진실"을 융단폭격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그 "진실"이라는 융단폭격속에서 무엇이 진짜 "진실"인지 판단하기 힘들 뿐더러, 심지어는 판단하기를 포기하고 자포자기 해버린다. 이러한 자포자기한 사람들은 권력자들의 아주 좋은 먹잇감이 된다.

 

          물론 이 책은 미국사회와 트럼프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청문회에서 조차도, 당장 몇 시간 후, 하루이틀 후에 탄로날 거짓말을 수도없이 아무렇지 않게 하는것이 이제는 놀랍지 않다. 진실이나 진리나 양심보다, 그들이 대변해야할 국민의 이익과 안위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보다는... 정치공학, 지지율 1퍼센트, 나의 당선 여부, 당에서의 입지가 훨씬 더 중요한 사람이 정치의 주류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이 우리 정치 사회에는 존재하는게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댓글부대는 여야 상관없이 존재하며(라고 생각하며), 심지어 어떤 대선에서 핵심인물은 댓글부대를 조직하고 운영했다는 것이 이슈가 되기도 했었다. 그 핵심인물과 관련이 있는지 밝혀내는 것은 이후에 문제이나, 적어도 "그들만의 진실 폭격부대"인 댓글부대가 존재한건 "사실"이다.

 

          국민들은 이미 심각하게 분열되어있다. 불과 과거 10년만 돌이켜 봐도... 한편에서는 박근혜 정권이 아무리 심각한 문제를 저지르고 그것이 사실로 밝혀져도 열렬히 지지하는 "태극기부대"가 존재했고, 다른 한편에는 문재인 정부가 실정을 거듭하고, 그들이 그토록 욕하던 이전 우파 정부와 비견될 심각한 부패가 드러나도 열렬히 지지하는 "대깨문"이 존재했었다. 이로인한 폐해 및 권력자들이 이를 손쉽게 이용하는 모습은 책에서 묘사한 트럼프의 시대와 정확히 오버랩된다.

 

          앞으로 어떤 모종의 커다란 트리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분열은 더 심화될 것 같디.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구조적 흐름을 거슬러서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있을지 의문이고, 또 그렇게 바로잡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도 자신없다. 무엇보다 이러한 행태는 인간사회가 형성될때에서부터 현재까지 아주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 보고 있어서... 단지, 미래에는 조금이나마 개선될 수 있기를... 그래서 정말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필요한 생산적인 논의와 협력이 더 많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해본다.

 

 

 

좋았던 섹터

언어의 포섭

 

필터, 저장탑, 부족

 

주의력 결핍

 

'거짓말이라는 소방호스' : 프로파간다와 가짜 뉴스

 

 

 

좋았던 글귀

(127p) 편견에 호소해 천 명을 움직이는게, 논리로 한 명을 설득하는 것보다 더 빠르다. - 로버트 A. 하인라인

 

(134p) 현대 프로파간다의 요점은 잘못된 정보를 전하거나 어떤 의제를 밀어붙이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의 비판적 사고를 소진시키는 것, 진실을 무효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 가리 카스파로프 (러시아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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